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채널에이가 전세사기 사건을 첫 보도한 게 열달 전입니다. <br> <br> 결국 전세사기 특별법이 최근 마련되긴 했지만 그 사이 5명이 목숨을 끊었고, 다른 피해자들의 속은 타들어갔죠.<br> <br>절박했던 상황을 유서로 탄원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<다시 간다> 이솔 기자가 들어봤습니다.<br><br>[기자]<br>제 옆으로 보이는 이 건물이 이른바 '건축왕' 남모 씨가 지은 오피스텔입니다. <br> <br>전체 136가구 중 85가구가 깡통전세로 드러나 경매에 넘어가있습니다.<br> <br>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복도 천장 구조물이 뜯겨져 있고,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습니다.<br><br>바닥도 들떠 발로 밟을 때마다 푹푹 들어갑니다. <br> <br>박병옥 씨는 누수 때문에 거실 천장이 무너져 내린 채 4년째 살고 있습니다. <br> <br>하자보수를 요청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. <br> <br>[박병옥 / 전세사기 피해자] <br>"얘기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고. 업체를 불러서 해야 하는데 매번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와서 휘적거리고 가는 거야. 그냥 보고." <br> <br>관리비 납부를 거부했더니 전기와 수도를 끊겠다는 통보가 왔습니다. <br> <br>[박병옥 / 전세사기 피해자] <br>"집을 관리도 안 해주면서 관리비를 왜 받느냐고." <br> <br>또 다른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. <br><br>전세사기 세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아파트입니다. <br> <br>로비에는 사망자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있는데요. <br> <br>현관문을 나서면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.<br><br>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 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은 피해자들에게 최대 10년간 무이자 대출을 해주겠단 내용이 담겼습니다. <br><br>하지만, 피해자들에겐 또 다른 빚일 뿐입니다. <br> <br>그나마도 개인회생 절차를 시작한 경우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. <br> <br>[송지홍 / 전세사기 피해자] <br>"저는 대출이 안 돼요. 이미 회생에 들어갔기 때문에. 저처럼 정말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통과된 법안에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." <br> <br>세상의 비난도 괴롭습니다. <br> <br>[전세사기 피해자] <br>"사람들이 전세 사기 당한 사람들을 '오죽했으면 당하냐. 너희들이 멍청하니까 당하지' 그렇게 말한다. 그래서 내가 막 싸운다고 그랬어." <br> <br>최근 석달 사이 인천과 서울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5명이 세상을 등졌습니다.<br><br>지난달 17일 극단적 선택을 한 전 육상 국가대표 선수 박모 씨.<br><br>전세사기 피해로 애견 미용사의 꿈도 날아갔습니다. <br> <br>앞으로의 소송과 전셋집 처분은 멀리 떨어져사는 동생의 몫이 됐습니다. <br> <br>[전세사기 피해자 동생] <br>"딱 언니가 받던 그 스트레스를 제가 그냥 그대로 가지고 온 거죠. 누군가는 해결을 해야 하니까." <br> <br>언니의 마지막 심경을 담은 유서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. <br><br>[현장음] <br>"제발 더 많은 죽음이 생기기 전에 해결해 주십시오. 또래의 죽음을 보며 저도 죽음으로 탄원합니다."<br> <br>박 씨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두 명이 더 세상을 떠났습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이솔입니다. <br><br>PD : 홍주형 <br>AD : 강한길 <br>작가 : 김예솔<br /><br /><br />이솔 기자 2sol@ichannela.com